몸도 마음도 편안한 식단을 만드는 '편안하조'의 당근 요리 레시피

[고려대학교 대학원/ 편안하조] 먹으면 마음과 속이 편안해지는 식단을 널리 알리자는 목표로 고려대학교 대학원에 진학 중인 학생 3명이 모였다.
현재 전공은 다르지만 모두 학부생 때 디자인을 전공해 디자인 베이스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디자이너들은 항상 문제점을 발견하고, 문제점을 해결하여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고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식재료를 사용해 환경친화적인 음식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맛있는 레시피를 넘어 보다 큰 대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채소 중 하나인 당근을 주제로 맛도 있고 지속가능한 레시피를 만들면, 많은 사람이 지속가능한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변화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
여기서부터 편안하조의 당근 레시피가 시작되었다.
평소에 식사할 때 가장 싫어하는 야채 있는가? 아무래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편식 채소가 바로 당근이기도 하다.
당근이 들어간 음식들이 나올 때마다 골라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저런 오해가 많지만, 사실 당근은 너무 맛있는 채소이기도 하다. 당근은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한 건강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다.
당근 요리를 기획하기에 앞서 편안하조는 2가지의 목표를 정했다. 맛있는 레시피를 만들어 당근에 대한 편견을 제거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확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맛있는 의외의 당근 요리’ 라는 작은 계기가 많은 분께 영감을 주고,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형성했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았다.
지속가능하면서도 맛있는 당근 요리를 하기 전에, 편안하조는 3가지 원칙을 정했다. 당근 식단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근 식탁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확산하고자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식생활은 쉽게 말해서, 지금도 잘 먹고 살면서 우리 다음 세대도 잘 먹고 살 수 있게 하는 식생활을 말한다. 환경을 덜 해치고, 건강에도 좋고, 농부나 생산자에게도 공정한 방식으로 음식을 고르고 먹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철 채소를 먹고, 음식을 남기지 않고, 플라스틱 포장을 덜 쓰는 습관 같은 게 다 포함된다.
또한 지속가능한 음식은 단순히 환경에 좋을 뿐 아니라, 맛있고 영양학적으로도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제철에 나는 채소나 과일을 먹으면 그때가 제일 맛있고 신선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연 그대로 키운 음식은 영양소도 더 풍부하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적게 쓰니까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 있고, 우리 몸에도 좋다. 다소 번거롭고 조금 까다로울 수 있지만, 지속가능한 식생활은 훌륭한 식문화로써 우리 모두가 지켜나갈 필요성이 있다.
1) 못난이 채소 당근?
왜 당근일까? 국내에서 생산되는 당근의 약 19.6%가 등급 외로 분류되며, 이는 농가 소득 감소와 자원 낭비의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품목별 ‘못난이’ 농산물 발생률로 보자면 채소 중에서는 당근이 가장 높다. 편안하조는 이러한 당근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발견하여, 버려지기 쉬운 자원을 활용하고 그 가치를 되살리고자 했다.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하는 것은 단순히 자원을 절약하는 것을 넘어,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특히 푸드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부산물이나 식품 폐기물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부산물이나 식품 폐기물을 활용해 상품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Fact.MR’에서는 2032년에는 5억 12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에서도 친환경 농업 육성 5개년 계획과 같은 정부의 지원 아래, 업사이클링 분야는 점점 더 활성화되고 있다. 편안하조의 당근 식탁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속가능한 식탁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작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2) 당근의 재발견
당근은 영양가가 높고 대중적인 채소로, 꼭지, 껍질 등 모든 부위를 활용하여 요리할 수 있는 만능 재료에요. 또 한국에서 주로 재배되는 식재료라 로컬 푸드로서 환경적 지속가능성도 뛰어나다. 겨울철에도 재배가 가능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고, 지역 농업을 지원하여 보다 공정한 방식으로 식재료를 수급할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식재료인 당근을 활용한 요리, 주로 어떤 음식이 떠오르는가?
많은 사람들이 당근은 생으로 먹거나, 찜닭, 카레 등 메인 요리의 곁들임 채소로 많이 먹는데, 제한된 조리법과 메인 요리의 맛을 해칠 수도 있는 보조 채소로 사용되기 때문에 당근에 대한 오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
편안하조는 이번 식탁 프로젝트를 통해 당근의 다품종 및 다양한 조리법을 소개하고, 당근의 영양학적 가치와 활용도를 높여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보편화하는데 일조하기 위해 당근을 주재료로 선정했다.
지속가능성의 또 다른 원칙은 좋은 식재료를 수급하는 것도 있지만, 모든 부위를 요리에 활용하고 섭취하여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 그리고 해마다 이어지는 폭염으로 인한 높은 농산물 가격 등 야채 수급이 어려운 만큼 남겨지는 부분 없이 알뜰하게 식재료를 사용하고자 했다.
“꼭 전문가 수준의 지식이 아니더라도 약간의 식재료에 대한 이해와 요리의 기본을 안다면 식재료와 음식물 중 버려야 할 ‘쓰레기’가 없음을 쉽게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원칙은 못난이 당근을 사용하자는 것이었다. 못난이 채소는 모양만 조금 못생겼을 뿐이지, 맛이나 영양은 일반 채소랑 똑같다.
못난이 채소는 모양이나 크기가 표준 규격에 맞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농산물을 말한다. 이런 채소들은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지만, 시장에서 외면받아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국제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FA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농산물의 양이 연간 13억 톤에 이르며, 이는 세계 식품생산량의 3분의 1 규모에 해당한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전체 농산물 생산량의 10~30%가 못난이 농산물로 분류되어 버려지고 있어요. 최대 5조 원 규모의 농산물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고 있다.
못난이 채소를 사용하면 버려지는 식재료를 줄일 수 있고, 가격도 더 저렴하고 많은 양을 수급할 수 있어서 경제적이다.
편안하조의 당근 식탁은 당근에 대한 편견을 제거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확산하자는 목표 아래 3가지의 지속가능 원칙인 # 당근, # 못난이, # 자투리라는 키워드를 활용하여 만들어졌다.
못난이 당근을 주재료로 한 총 3가지의 음식을 준비했다. 본식과 후식으로 나누어 훌륭한 한 끼 식사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후식으로 준비한 당근잼 같은 경우에는 본식인 당근 김밥과 당근전을 활용하고 남은 자투리 당근만을 활용하여 만들었다는 점에서 편안하조의 지속가능한 식생활에 대한 고민을 가득 담았다.
[레시피]
1. 당근을 깨끗이 씻은 뒤 꼭지, 껍질을 다듬고 채를 썬다.
2. 팬에 기름을 두르고 채를 썬 당근을 볶다가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3. 달걀을 풀어서 소금으로 간을 한다.
4. 달걀말이를 만든 다음 식힌다.
5. 김치를 한입 크기로 다져서 볶은 다음 참기름을 더한다.
6. 밥에 소금, 참기름 깨를 넣고 섞는다.
7. 김밥 발 위에 김밥 김을 얹고 밥을 얇게 펼친다.
8. 펼친 밥 위에 달걀, 당근, 김치를 순서대로 놓고 말아준다.
9.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그릇에 담고 깨로 마무리한다.
[레시피]
1. 당근을 물에 깨끗하게 씻은 후 칼로 껍질을 벗긴다.
2. 껍질을 벗긴 당근을 얇게 썬다.
3. 얇게 썬 당근을 모아 채를 썬다.
4. 당근 채를 스테인리스 볼에 담고 옥수수 전분가루 2숟갈을 넣어 가루가 뭉치지 않게 잘 섞어준다.
5. 예열 된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른 후 전분가루 묻힌 당근 채를 올려준다.
*이때 모양을 숟가락으로 동그랗게 잡아준다.
6. 당근전의 가장자리 색이 변하기 시작하면 당근전을 뒤집어준다.
*당근채의 두께가 얇기때문에 불이 너무 강하면 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7. 다 익은 당근전을 접시에 예쁘게 담아준다.
[레시피]
1. 잘 씻은 당근의 자투리, 남은 몸통 등을 깍둑썰기하여 스테인리스 볼에 담는다.
2. 잘 씻은 사과를 깍둑썰기하여 스테인리스 볼에 담는다.
3. 당근과 사과를 1:1 비율로 믹서기에 넣고 간다.
4. 곱게 갈린 당근과 사과를 냄비에 넣고, 취향에 맞게 설탕 혹은 알룰로스를 첨가한 후 1시간 정도 조린다.
* 냄비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계속 젓고, 중간마다 물을 첨가하여 당근을 푹 익힌다.
5. 냉장고에 넣어 잠시 차갑게 굳힌 후, 빵 혹은 치즈 등과 함께 플레이팅 한다.
지속가능성과 요리 준비 과정에 대한 배움
● 지역 농산품을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요리 과정에서, 또 먹고 난 후에 버려지는 것이 발생하기 쉽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요리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의 식문화 전반을 돌아보게 되었다.
● 지속가능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식재료 선정부터 과정까지 손수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좋은 재료의 선정 및 손질이 요리의 퀄리티를 좌우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못난이 채소에 대한 재발견
● 못난이 채소로도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었고, 가격이 저렴하고 양이 많아 효율적임을 느끼며 선입견을 버리게 되었다. 못난이 채소 판매가 활성화되어 농가 문제 해결을 희망한다.
● 먹는 데 차이가 없음에도'못난이', '주스용'으로 라벨링 되는 것이 괜찮은지 의문을 느끼며 지역 농산품에 대한 애정을 갖는 기회였다.
요리의 다양성과 팀워크 경험
● 같은 당근이어도 시기와 지역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당근이라는 공통 재료로 팀원들과 3가지 다른 요리를 계획하고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뿌듯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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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신문. (2020년 8월 24일) “과일·채소 ‘못난이’ 판정에 농가소득 연간 최대 5조 날아간다”.
[2]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2024년 11월). 농식품 업사이클링. 농업농촌 이슈 트렌드 보고서VOL.18
[3] 경향신문. (2014년 1월 29일). "다양한 활용법으로 음식물 쓰레기 제로에 도전”.
[4] 한국수산경제. (2022년 11월 28일). "못난이 수산물 활용도 제고, 식량 주권의 첫걸음”
[5]조선. (2024년 11월 18일). “‘못난이 농산물’로 지구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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