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숙 대표의 청국장샐러드 시연과 전통 장류 소개
물 맑고 공기 좋은 산골에 위치한 '장만나는' 탐방기

구름이 만들어놓은 그늘이 산 위에 둥둥 떠다니는 눈이 부신 가을날에 ‘장만나는’의 임미숙 대표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바로 며칠 전까지 너무 더워 나와 볼 엄두도 못 냈다는 단정하고 소박한 정원 카페에 시원한 바람이 불고 서울에서 광주, 전주에서 인천에서 경기도에서 하나 둘씩 모인 간장협회 회원들은 장독대부터 둘러보시더라고요. 하늘을 담은 진하고 맑은 간장과 구수한 장을 감탄하며 마당을 둘러보고 임미숙 대표님의 지나온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2011년 쉰두 살의 나이에 모두가 뜯어말리고 말렸던 귀농을 하셨습니다. 독신여성의 귀촌을 모두가 걱정할 때 어디에서든 나는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믿음이 있으셨다고 하네요. 대표님의 부드러움 속에 단단한 뚝심과 쌓아 오신 시간이 눈에 보이는 듯해서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농사도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고 돈도 없는 대신 뭐든 열심히 배우자는 기세로 주경야독하는 시간이 꽤 길었다고 하시네요. 된장은 귀농, 귀촌인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사업이라 포화상태라며 말리는 사람도 많았지만, 임미숙대표님은 꼭 장을 담고 싶으셨답니다.

귀촌하기 전까지는 있는지도 몰랐던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귀농‧귀촌 교육을 받고 지원을 받아 전통장류의 사업을 시작하셨지만 처음에는 혼자 공부하면서 담아보고 맛을 찾아보는데 정성을 쏟으셨다고 합니다. 잘하고 싶어서 전국에 잘한다는 선생님과 산지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전국의 유명한 메주를 사서 한 장씩 한꺼번에 담아보기도 하고 각각 담아 특징과 매력을 찾아 공부하던 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찾아온 기회는 소금물을 적게 잡았던 어느 해였다고 하시네요. 간장을 덜 뺀 된장이 인연이 되어 판매를 준비하면서 3,000개를 한꺼번에 납품하게 되셨다는 거죠.

소금물을 덜 잡아 간장을 적게 빼고 그렇게 만들어진 된장의 맛이 가져다 준 기회는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이어져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지고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을 믿는다고 하셨어요. 장맛을 찾아 열심히 공부하던 중 숙성중인 항아리의 된장을 뒤집어준다는 말이 와닿아서 된장을 뒤집고 묵은 된장과 햇된장을 섞어주며 맛을 찾으셨답니다. 그렇게 찾으신 시간은 2년 6개월에서 3년이었어요. 그러니까 대표님이 살고 계신 산골에서 장을 뒤집고 섞어가며 보내는 1000일이 장맛의 비결이었습니다. 장맛을 찾아 그 맛을 유지하는 정성과 노력들이 용감한 귀촌 일상을 지켜냈던 굳건함이었던 것 같아요. 임미숙 대표님의 귀촌과 사업이 자리 잡는데 1등 공신은 귀농 친구들이라고 하시네요. 인생 2막을 열기 위해 귀농을 선택한 분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함께 살아가는 모임의 이름은 ‘7마녀’인데 7명의 마음이 예쁜 여자들이라는 뜻이랍니다. 모두 귀농을 하고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며 자기 사업을 하면서도 서로의 일들을 돕고 계시더라고요.
'장만드는'표 청국장을 활용한 청국장 샐러드 시연 모습 / 사진= 간장협회
교육의 마무리는 ‘장맛나는’의 청국장을 이용한 청국장 샐러드 시연이었습니다. ‘장맛나는’의 청국장은 간을 하지 않고 출시되는데요. 청국장 향이 약한 대신 샐러드로 만들어 밥을 비벼먹거나 김에 싸먹어도 어울리고 크래커에 올려 간단한 술안주로도 잘 어울렸습니다.
임대표와 '마녀'들이 나서 직접 만든 비빔밥, 흑돼지수육, 도토리묵, 촌두부가 점심식사로 제공됐다. / 사진= 간장협회
교육 이후 맛있는 점심으로 비빔밥을 차려주셨는데 예의 그 ‘마녀’들이 나서서 맛을 더해주셨어요.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지고 준비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의 힘을 받아 회원들은 각자의 경험과 바램을 나누며 즐거운 한때를 여유롭게 즐기며 돌아왔습니다.

10월 찾아가는 장독대 전남 고흥의 “해담은장뜰”에는 또 어떤 이야기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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