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과 풍미로 주목받는 밀로 만든 전통주 4종

전통주의 주재료는 흔히 쌀로 알려져 있지만, 밀로도 술을 빚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밀을 사용해 술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였다. 당시 정부는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인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지했으며, 전국의 양조장은 쌀 막걸리 대신 밀 막걸리를 생산하게 되었다. 오늘날 쌀 막걸리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여전히 우리 밀로 만들어진 전통주도 소수 존재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우리 땅에서 자란 우리 밀로 빚어진 전통주 4종을 소개한다.
맹개 마을 주민들의 정성으로 빚어진 '안동 진맥 소주'

‘진맥 소주’는 안동의 맹개 마을에서 생산되는 밀 소주로,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밀을 원료로 사용한다. ‘진맥’은 ‘밀’의 옛말로, 술 이름에 우리 고유의 언어가 담겨 있다. 이 소주는 전통 레시피 북이라 할 수 있는 고조리서에 기록된 최초의 밀 소주 제조 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국제주류품평회(SFWDC)’에서 2년 연속 금상을 수상하며 안동을 대표하는 전통주로 자리 잡았다.
물 맑고 공기 좋은 양평에서 빚어진 '양평 밀 소주'

‘양평 밀 소주’는 이름 그대로 양평에서 재배된 통밀로 만든 증류식 소주다. 이를 양조하는 ‘우보주책’ 양조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고도주를 지향한다. 양평 밀 소주는 스트레이트로 마시면 밀 특유의 부드러운 목 넘김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한, 얼음이나 음료를 더해 하이볼로 즐길 수도 있다. 얼음을 넣어 마셔도 고소한 밀 향과 부드러움이 유지되어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밀과 물로 만든 우리 막걸리 '밀물 탁주'

‘밀물 탁주’는 말 그대로 밀과 물로 만든 탁주다. 시원한 패키지 디자인에는 귀여운 강치(바다사자) 캐릭터가 담겨 있어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이 술은 전라남도 햇통밀을 사용해 부드러우면서도 드라이한 풍미를 자랑한다. 높은 밀도감과 깔끔한 마무리 덕분에, 특히 홍어회와 함께 즐길 때 은은한 박하 향이 입안을 감싸며 조화를 이룬다.
옥천의 역사가 깃든 술 '향수'

‘향수’는 9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원양조장에서 생산되는 밀 막걸리다. 이 양조장이 위치한 옥천은 정지용 시인의 고향으로, 제품명 역시 그의 대표 시 ‘향수’에서 착안했다. 향수 막걸리는 충북에서 자란 금강 밀로 빚어져 걸쭉한 질감과 응축된 밀 맛이 특징이다. 탄산이 적어 목 넘김이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이 입안에 오래 남아 여운을 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밀 재배량은 전체 곡물 생산량의 약 1.3%에 불과하다. 국내산 밀로 만든 전통주는 그 희소성 덕분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우리 밀로 빚어진 전통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우리 농업과 문화의 가치를 담은 소중한 자산이다. 앞으로도 우리 밀 전통주가 더 많은 사랑을 받으며, 전통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길 기대한다.
김제니 장독대뉴스 기자 jennykim.jdd@gmail.com
[저작권자ⓒ 장독대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