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에 사는 찐 한국음식을 그리워하는 한인들부터 파고 들어야”
글·사진 우춘홍 아미산쑥티된장 대표(간장협회 대표이사)
[편집자 주] ‘WHOLE FOODS’는 1978년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인 식품 시장이며, 미국
최초 “유기농 인증”을 받아 천연 및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체이다. ‘Star
market’은 보스톤에 본사를 둔 슈퍼마켓
체인으로, 천연, 유기농,
특산품, 건강식품 등의 민족 품목과 전통적인 식료품을 모두 갖춘 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 MART’는 1982년 설립된 한국계 슈퍼마켓 체인점이다. 아시아 및 미국 식료품, 육류, 해산물, 농산물, 가정용품 및 즉석식품을 전문으로 취급한다. |
1년 동안 보스턴 시 근처의 케임브리지시에서 살고 있는 딸아이 집에 5주간 머물고 있다. 환율도 생각보다 차이가 많은 데다가 세금에 팁까지
붙는 탓에 외식이 쉽지 않고 대부분 외식 음식이 빵이나 밀가루에 기반한 음식에다가 맛 또한 시원찮은 이유로 근처의 슈퍼마켓에서 장을 자주 보고
집에서 밥을 자주해 먹게 된다.
WHOLE
FOODS 내 판매 중인 수출 장류 / 사진=우춘홍 대표이사
WHOLE FOODS 로고 / 사진=위키백과
WHOLE FOODS는 백인들의 비중이 가장 높은 유기농 제품을 주로
파는 곳이다. 제철 식재료라는 개념이 거의 없지만 넘쳐나는 채소(대부분
유기농)와 과일을 많이 취급한다. 이곳에서 우리는 채소와
치즈, 빵 그리고 고기를 많이 구입하는데 고기의 식감이 대부분 너무 질기고 비싸다. 생선은 괜찮다. 이곳에는 SOY
SAUCE는 일본의 기꼬만 간장 작은 병만 맨 위에 있고 여타 아시아의 양념류는 찾아보기 어렵다.
Star
market 내 판매 중인 수출 장류 / 사진=우춘홍 대표이사
Star market 로고 / 사진=Star market 공식 홈페이지
Star market 은 보통의 미국 슈퍼마켓인데 다양한 인종들이 보인다. 냉동식품이 많은 구역을 차지하며 우리는 주로 공산품, 고기와 우유 등을 구입한다. 고기는 덩어리로 파는 고기가 많으며 돼지고기의 경우 앞다릿살 등에 모두 뼈가 있는 고기를 판다. 소고기는 세일을 자주 하며 역한 냄새는 나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3등급 정도의 식감이다. 아시아 식품 구역엔 정체불명의 SOY SAUCE가 대부분이며 순창고추장 작은 사이즈가 있다. 코리아 바비큐 소스도 있다. 이 구역엔 아시아인들이 많으며 백인들이 가끔 보인다.
H
MART 내 장류 판매대 / 사진=우춘홍 대표이사
H
MART 로고 / 사진=H MART 공식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H MART는 입구에 파리바게트가 입점해 있으며 한국 물건은
대부분 구할 수 있다. 장류 판매대엔 한국의 모든 대기업 제품이 진열되어 있고 일본 중국 등의 제품들도
많이 보인다. 고기나 쌀, 김치 그리고 멸치 등 한국 식재료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우리나라와 같은 형태로 썰려 있는 고기 등을 구입한다. 차돌이나 샤브샤브용
고기, 삼겹살 등 원하는 대로 절단되어 있는 고기를 구할 수 있고 그런대로 고기의 질도 괜찮다. 이곳에서 가장 많은 동양인을 만날 수 있으며 한국말도 들린다. 백인과
흑인, 동양인의 비율은 대략적으로 50:50 인 듯하다.
H MART 외 슈퍼마켓 2곳에서의
아시아의 소스와 한국의 장류는 대부분 인기가 많지 않아 보인다. 진열 상태로 보아 다음과 같이 상상해
보곤 한다. SOY SAUCE라는 것에 대해 아시아(한·중·일)의 소스 정도로
뭉뚱그려 인식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장을 담그는 사람으로서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순간들이다.
슈퍼에서 구입하는 물건이란 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의 식사와 깊은 관련이 있는 법일 텐데 장을 담그는 사람으로서
최소한 한국의 음식들을 어떻게 홍보하고 어느 정도까지 매력을 느껴야만 우리의 장을 팔 수는 있는 걸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고기의 절단 방법이 완전히 다른 고기들로
우리의 음식을 맛있게 만들 수는 없을까? 작은 틈에 스미듯 이 사회에 스며들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뭐 이런저런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유튜버가 필요한 걸까?
유명 쉐프의 킥이 필요한 걸까?
맛있는 한국식당이 필요한 걸까?
딸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민 온 지 8년이 넘은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을 떠나온 지 오래 되면 될수록 제대로 된 한식에 대한! 제대로 된 한국 식재료에 대한 열망과 탐닉이 커진다고 한다.
공장식 장류를 취급하거나 현지화된 장에 기반한 소스를 파는 유통에서 우리의 한식 간장이 비집고 들어가기엔 너무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한식 간장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장은 위에서 이야기한 현지에 사는 한국의
‘찐!! 음식’을
찾는 한국인들에게 어필할 기회를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제대로 된 식재료나 건강한 음식을
찾는 이곳의 사람들에게 알릴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홍보의 대상을 명확히 하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
박재영 장독대뉴스 기자 jaeng3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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